2025년 GSL 코드 S 시즌 2 결승전은 종말의 그림자가 드리운 듯한 무대였지만, 그 챔피언에게는 오히려 다시 태어나는 기념비적 순간이었다. 클래식은 최종전에서 로그를 4:3으로 꺾고 오랜 기다림 끝에 두 번째 코드 S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화려했던 그의 커리어 2막에서 새로운 정점을 찍었다.
클래식의 첫 코드 S 우승은 무려 2014년 시즌 2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KeSPA 물결의 일원으로 스타크래프트 II 씬을 휩쓸었다. 이후에도 여러 대회에서 우승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갔지만, 한국 최고의 영예인 코드 S 트로피를 다시 손에 쥐기까지는 11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했다. 때로는 이 트로피가 문자 그대로도, 혹은 비유적으로도 너무 멀리 있었다. 2020~2021년 군 복무로 인해 클래식은 18개월간 완전히 경쟁 무대에서 사라졌고, 복귀 후에는 ‘녹슨’ 기량으로 중위권에 머무르며 침체를 겪었다.
하지만 인내야말로 클래식의 가장 큰 무기였다. 그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기량을 되찾았고, 2023/24 시즌에는 다시 코드 S 4강 무대에 발을 들이면서 ‘언저리의 우승 후보’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특히 2024년 11월에 적용된 밸런스 패치가 클래식의 침착하고 안정적인 스타일을 극대화해주면서, 그는 메타와 함께 무섭게 올라섰다. 2025년 여름, 클래식은 코드 S 시즌 1과 드림핵 달라스에서 연달아 4강에 오르며, 복귀 이후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다시 ‘챔피언’이라 불릴 시기가 찾아온 것이었다.

2025 GSL 코드 S 시즌 2
클래식은 시즌 초반부터 우승 후보로서 손색없는 기량을 보였다. 예선에서 곧바로 8강 직행 시드를 확보했고, 8강 조에서도 1위로 통과했다. 준결승에서는 ‘변칙의 귀재’ 구미호를 3:1로 비교적 쉽게 꺾었다. 시즌 전체가 유난히 이변이 잦았음에도(큐어, 마루, 솔라 등 강자들이 일찍 탈락), 클래식만은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반대편 준결승에서는 또 하나의 이변이 터졌다. 로그가 herO를 꺾고 20연패의 사슬을 끊고 결승에 진출한 것. 로그 역시 군 복무 후 복귀자였으나, 여전히 기량 회복 과정에 있던 터라 클래식 입장에서는 한층 수월한 결승 상대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herO를 잡아낸 로그의 경기에서 보였듯,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발한 전략과 올인이 여전히 날카로웠기에 클래식의 우승은 결코 보장된 것이 아니었다.
결승 1~2세트에서만 해도 로그가 전 경기에서의 기세를 다 소진한 듯 보였다. 첫 번째 경기에서는 후반 운영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졌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기습적인 맵 특화 빌드를 꺼냈지만 소득 없이 0:2로 몰렸다.
그러나 로그는 이후 두 경기를 연달아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에서는 저글링-배틀링 타이밍 러시로, 4세트에서는 중반 히드라-배틀링 병력으로 클래식을 압도했다.
특히 4세트는 로그가 정면 힘싸움으로 클래식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클래식은 5세트에서 이러한 우려를 단숨에 잠재웠다. 히드라-배틀링 러시를 여러 차례 잘 버텨낸 뒤, 궁극의 후반 병력으로 무리를 정리하며 승리했다.
3:2로 앞서며 우승까지 단 한 세트만을 남겨둔 클래식은, 시리즈 내 유일한 올인을 시도했다. 두 베이스 기반의 7관문 질럿 러시였다. 그러나 이 올인은 그가 추구하던 스타일과 맞지 않았고, 로그는 이를 가볍게 막아내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모든 것이 마지막 한 경기로 결정되는 상황에서 클래식은 다시 본래의 정석적 스타일로 회귀했다. 로그 역시 별다른 변칙 없이 중반 히드라-배틀링으로 밀어붙이는 힘 싸움을 선택했다. 로그의 파상공세에 클래식의 방어선은 한때 크게 흔들렸으나,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로그는 결국 물량에서 한계를 보였고, 특히 치명적인 한타에서 병력을 몰살당한 뒤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다.
클래식은 로그를 끝장낼 기회가 충분히 있었지만, 극도로 신중을 기하며 뒤로 물러섰다. 스카이토스를 완성할 때까지 시간을 끌면서 팬들을 애태우기도 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제발 끝내라!” 하고 속이 타들어 갔겠지만, 클래식에게는 15분 안에 이기나 50분 만에 이기나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경기는 그보다 빨리 끝났다. 로그가 대공 병력인 코럽터들을 아콘과 스톰에 말려 허무하게 잃어버리자, 더 이상 승산이 없음을 직감하고 항복을 선언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클래식은 그의 경기 스타일만큼이나 교과서적인 우승 인터뷰를 남겼다.
“팬 여러분들의 응원이 프로게이머 생활 내내 큰 힘이 됐습니다. 지금도 계속 저를 응원해 주시고 계시고, 그게 저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응원해 주신 만큼 오늘 그 보답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트로피에 키스가 이어졌고, 화려한 꽃가루가 떨어지며 또 하나의 코드 S 시즌이 막을 내렸다. SOOP의 서케빈 대표가 customary한 폐회사를 전하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이 오랜 리그의 미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다시 기다림의 시기로 접어드는 스타크래프트 II 팬들. 하지만 클래식의 이야기가 증명했듯, 언젠가는 인내가 가장 큰 무기가 될지도 모른다.


준결승 #1: herO 1–3 Rogue
- 1경기 (Magannatha)
- 로그는 경기 초반부터 herO의 심리전을 흔들기 위해 빠르게 프로토스 멀티 자리에 해처리를 몰래 지었지만, herO가 차분히 대응해 몰래 해처리를 제거하고 소수의 게이트웨이 유닛으로 역습을 감행. 스포닝 풀이 늦어진 로그는 큰 피해를 입고 herO의 앞마당 돌진추격자(+1 차지로트) 타이밍 러시에 무너졌다.
- 2경기 (Tokamak)
- 로그는 3해처리 빌드로 시작해 herO의 오라클+차원 분광기 견제를 잘 막아냈고, 대량 바퀴+퀸 드랍 타이밍 러시로 herO의 차지로트 추격자 조합을 카운터치며 승리.
- 3경기 (Torches)
- 로그는 ‘Torches’ 맵에서 금광 뒤편 멀티 지역에 몰래 멀티를 시도. herO의 정찰이 잘못된 순서로 진행되며 로그가 시간을 벌었고, 이후 퀸, 저글링, 드론까지 동원한 저가 러시로 herO를 4분 만에 무너뜨렸다.
- 4경기 (Pylon)
- herO가 오라클-차원 분광기 빌드로 선제타격을 시도했으나, 무리한 차원 이동으로 병력을 잃었다. 이후 로그의 50드론 올인 링-배틀링 러시와 히드라 추가 타이밍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준결승 #2: Classic 3–1 GuMiho
- 1경기 (Pylon)
- 구미호가 초반 배럭스를 멀리 숨겨 지었으나 클래식이 빠르게 정찰해 건설을 취소시켰다. 이후 구미호가 노멀 빌드로 전환했으나 클래식의 폭풍 업그레이드 프로토스 병력에 3번째 멀티가 박살나며 무너졌다.
- 2경기 (Tokamak)
- 구미호가 3 커맨드를 시도했지만, 클래식은 무난히 스톰 테크를 올리며 거침없이 멀티를 확장. 구미호가 풀 병력으로 출동했으나 클래식은 선제 베이스 트레이드로 주도권을 잡았다. 무리한 마무리 공격으로 질럿을 많이 잃었음에도 결국 승리.
- 3경기 (Tokamak)
- 구미호가 초반 싸이클론-마린-의무관 조합으로 클래식을 압박, 결국 게임을 베이스 트레이드로 끌고 갔다. 이번에는 구미호가 클래식을 압도하며 승리.
- 4경기 (Magannatha)
- 구미호가 3베이스를 가동하며 준수하게 운영했지만, 관측선에 걸린 드랍 의무관 부대가 전멸하며 급격히 흐름이 넘어갔다. 클래식이 승리하며 결승 진출.
결승: Classic 4–3 Rogue
- 1경기 (Persephone)
- 안정적인 오라클 견제로 클래식이 약간의 우위를 점했다. 로그가 울트라리스크로 전환하며 역전 기회를 노렸으나, 클래식은 불멸자-템페스트-아콘-템플러 조합으로 대승.
- 2경기 (Torches)
- 로그가 금광 뒤를 활용한 트릭 빌드를 또 꺼냈지만, 클래식이 잠재적인 숨은 멀티를 잘못된 순서로 정찰하면서 로그가 더블 금광 멀티에 성공. 그러나 경제적 이득을 크게 살리지 못해 결국 클래식의 센추리-불멸자-차원분광기 병력에 패배.
- 3경기 (Incorporeal)
- 클래식이 초반 오라클 두 기를 허무하게 잃으면서 수비가 약화. 로그가 링-배틀링 타이밍과 히드라 추가로 승리.
- 4경기 (Pylon)
- 클래식이 오라클-차원분광기 견제를 성공시켰으나, 벽을 열어 둔 실수로 저글링 난입을 허용. 이후 로그가 히드라-배틀링 러시로 클래식을 압도.
- 5경기 (Ley Lines)
- 로그가 다시 링-배틀링 타이밍 러시를 시도했으나, 클래식이 미리 준비해 무난히 막아냄. 이후 프로토스 데스볼 완성으로 클래식 승.
- 6경기 (Tokamak)
- 클래식이 7관문 질럿 올인을 시도했지만 로그가 로치로 완벽히 수비하며 승리.
- 7경기 (Magannatha)
- 두 선수 모두 정석적 빌드로 시작. 로그의 히드라-배틀링 러시는 클래식의 방어를 뚫지 못했고, 결국 로그가 대공 병력을 잃는 치명적 실수로 무너져 클래식이 우승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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